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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후기

군생활의 종언(終言)



공군 674기로 2009.3.9 일에 입대하여 안올 것 같았던 25개월 뒤인 오늘 2011.4.9일 바로 전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또 이게 생각보다 짧은 시간은 아니었던 시간이었나 봅니다. 나는 아직 2009년의 생각을 가진 2009년의 나인거 같은데 세상은 너무 많이 바뀌었습니다. 공군이라서 자주 휴가,외박을 나올 수 있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새롭게 다가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열악한 존재는 훈련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한편으로는 강인했지만, 한없이 약자인 훈련병을 지나 이병을 달고, 자대에서 일병을 달고 상병,병장, 개구리 마크를 달때까지 수없이 보낸 날들, 좋은 추억도 있고, 귀가 따가울 정도로 욕먹은 적도 있고 잘못하지 않은 일들을 내가 책임져야한 기억들과 함께 조금씩 군대를 알아갔던 것 같습니다.

이질적 타자였던 군대가 더이상 타자가 아니게 된 순간 저는 사회의 품으로 환원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전역에의 갈망은 그대로 였지만, 역설적으로 전역을 하는 순간의 기쁨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비례의 그래프를 그렸습니다. 더이상은 막연한 갈망이 아닌 이제는 오히려 타자가 되어버린 현실과의 마주침을 점점 몸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정말 다시 시작입니다.
군대에서 배웠던 모든 경험들, 만난 사람들을 뒤로 한 채 깡으로, 악으로 맞설 차례이지요.


자랑스러운 공군 A-674기의 전역을 축하합니다!